리맨물 보고 싶다... 츳키가 상사고 쿠로오가 경력직 신입으로 들어온 거. 아무리 경력으로 들어오긴 했어도 회사마다의 내규가 있고 스타일이 있으니까 아무리 눈치 빠르고 일 잘하는 사람이라도 실수는 하기 마련일 텐데 하필 조금 민감한 부분에 사고쳐서 츳키한테 왕창 깨지는 쿠로오.

 

업무 외적인 건 빈정대면서 말 안하는 편인 츳키가 이번엔 자기까지 조금 번거롭게 됐고 쿠로오 일 잘한다고 주변에서 칭찬하던 거에 조금 방심해서 자기 권한 밖의 것까지 손댄 게 원인인 거 알고 욱해서 다른 것까지 싸잡아가면서 화내는데 화내고도 미안해서 조금 시무룩한(그래보일뿐인) 쿠로오 눈치 보는 거. 쫑알쫑알 말 많던 사람이 조용하게 일만 하니까 계속 곁눈질로 흘끗 흘끗 보다가 점심 먹고 나서 휘핑이랑 드리즐 잔뜩 올라간 딸기 프라푸치노 내미는 거.

 

응? 하고 쿠로오가 올려다보니까 맨날 아메리카노만 먹길래... 이거 맛있어요. 먹어봐요. 하고 아무말 하고 자리로 가는 츤데레 상사 츳키 같은 거 보고 싶다. 단 거 별로 안 좋아해서 아메리카노 마시는 거였는데 왠지 평소에 왜 그런 것만 먹냐는 식으로 츳키가 자기 봤던 거 생각나고 돈 없어서 아메리카노 마시는 걸로 보였나 싶고, 츳키도 똑같은 거 쪽쪽 빨며 일하는 거 보니 아 이거 좋아하는 구나 싶어서 귀엽겠지. 자리가 다른 사원들은 잘 안보이는 구석이라서 그런지 점심시간이라 사람 별로 없어서 그런지 뚜껑까지 열고 휘핑 빨대로 떠 먹는 츳키 고개 쭉 빼고 보다가 푸핫 웃는 쿠로오. 자기 눈치 볼 거 없는데 신경써주는 건가 고맙고. 그래서 책상 뒤지다가 다른 사원한테 받은 거지만 자기는 안 먹을 것 같은 딸기웨하스 들고 츳키 자리로 가는 쿠로오. 살금살금 다가가서 잘 먹을게요. 하고 휘핑 떠먹는 츳키 건드리니까 화들짝 놀라서 입으로 들어갈 휘핑크림이 삐끗 입술 옆에 묻고 눈 동그래져서 쳐다보는데 잘생긴줄은 알았는데 이렇게 보니 굉장히 애기 같고 그제야 나이만큼 어려보여서 헤에- 싶은 쿠로오. 과자 주고 자기도 모르게 츳키 입술 옆에 묻은 크림 손가락으로 닦아주고 쪽 빨면서 자리로 가는 쿠로오. 그거 보면서 뭐야 지금?! 하고 쭈뼛 곤두서면서 귀 빨개지는 츳키.

 

쿠로오는 귀여운 구석도 있네 하면서 츳키가 준 거 마셔보고. 단 건 질색이지만 조금 미끌하게 혀 끝에서 녹는 생크림과 입 안에 퍼지는 조금 새콤한 딸기 시럽맛이 딱 츳키를 맛으로 표현해 놓은 것 같다는 생각하면서 즐거워지는 쿠로오. 귀엽네 진짜. 하고 다 마시긴 하는데 역시 취향은 아니라 이런 거 안 좋아한다고 말해볼까. 무슨 표정하려나. 한 잔 다 마시는 정도는 별로고 과장님 입술에 묻어 있는 거 먹는 정도까지만 좋다고 말해볼까. 아, 사내 연애 별론데. 하고 들어온 지 3개월만에 츳키 꼬실 생각하는 쿠로오 계속 츳키 귀찮게 해주세요. 아 리맨물 보고 싶어 리맨물 탕비실이랑 비상구 계단이랑 옥상이랑 다들 퇴근하고 나서 아무도 없는 사무실 씨씨티비 사각지대 구석에서 !!!! (어쩌라고

 

사무실에서 어쩌다보니 제일 막내인 쿠로오가 짐 나르거나 잡일 하는 경우가 좀 생기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쿠로오가 셔츠 주머니에 넥타이 꽂아넣고 하는게 거슬려서(신경이 매우 쓰여서) 넥타이핀 선물하는 츳키 보고 싶다. 기왕 선물 받은 김에 자기 선물 하나만 더 받으면 안되겠냐고 해서 뭐야 이 뻔뻔함은? 하고 얼굴 구기면서도 들어나 봅시다. 하는데 핀 가지고 츳키 앞머리에 머리핀 꽂듯이 해서 콧구멍에 넥타이핀 꽂힐 뻔한 쿠로오도 보고 싶고.

 

밤에 옥상에서 담배 피우던 츳키 따라온 쿠로오가 불 빌려달라고 하는데 츳키 라이터도 잘 안켜져서 츳키가 음 어쩌지. 하는데 쿠로오가 잠깐 실례. 하고 츳키 담배 끝에 자기 담배 끝 대고 불 옮기는 것도 보고 싶어. 바람이 불어서 잘 안 옮겨지니까 한 번 빨아줄래요? 하고 눈만 위로 치떠서 츳키한테 말하는 것도 보고 싶고. 담뱃불 한 번 당겨달라는 건데 왠지 너무 야하게 들려서 동공지진하다가 담배 무는데 가까이 다가온 쿠로오 얼굴에 설레버리는 츳키. 츳키가 담배를 한 번 빨아들이고 거기에 맞춰서 쿠로오가 고개 틀면서 같이 담배 빨면서 불이 옮겨 붙고 담배 연기가 올라오니 금방 얼굴을 떼는데 찰나에 얽히던 시선이 멀어지는 것만큼은 슬로우 모션인듯 느리게만 느껴지고. 쿠로오야 자기가 꼬시려고 일부러 작정하고 그런거니까 아무렇지 않아 보였을 테고 츠키시마만 내가 미쳤나. 왜 이러지. 동성인데. 회사 사람인데. 하고 머리 쥐어뜯으면서 고민하는 것도 귀엽겠고....... 


쿠로오가 본인 입으로 츠키시마 과장님 오피스 와이프는 자기라고 말하고 다니는 것도 보고 싶다.....(앓앓 쿠로오도 못 마시는 건 아닌데 츳키가 술 더 쎘으면 좋겠다. 전체 회식 때 쿠로오가 조금 취한 것 같고 자기도 회식 빨리 탈출하고 싶어서 챙기는 척 하다가 다른 사람들이 어머, 오피스 와이프 라더니 살뜰히 챙기시는 거봐. 하고 장난치는 거에 츳키가 예, 저희 안 사람이 오늘은 좀 컨디션이 안 좋은가 보네요. 데려다 줘야겠어요. 먼저 들어갑니다^^ 해서 난리 한 번 나줬으면 좋겠다. 안사람이래 안사람!!! 하고. 거기서는 가만히 있던 쿠로오가 생수 사다 마시는 츳키한테 서방님? 했다가 츳키 물 뿜고 장난 적당히 하라고 켈록대는 츳키 턱에 맺힌 물 손수건으로 닦아주면서 아랫입술 물었다 놓고 떨어지는 쿠로오. 한 번도 장난으로 대한 적 없는데요. 그래놓고 고백을 한 것도 아닌 상태로 미묘한 채 방치 되는 츳키 안달복달하는 거 보고 싶어.

 

사실 보이기만 무뚝뚝했지 책임감 있고 성실한 츳키가 굳이 인간관계에는 신경을 잘 안 쓰는 탓에 회사에서 오해 받고 있는 것도 있었는데 쿠로오가 은근슬쩍 츳키 오해 다 풀어주고 다니고 뒤에서 괜히 츳키 씹던 사원들 엿먹이면서 츳키 감동줬으면 좋겠다. 쓸데 없는 짓 하지 말라고 하면서도 자기 본심 왜곡해서 안 듣고 제대로 봐주려고 하는 쿠로오한테 츳키도 마음 끌리는 거. 업체 미팅 갔다가 돌아오는 밤, 자동차 안에서 운전하는 츳키가 쿠로오 옆에서 눈 감고 있는 거 잠든 줄 알고 고마워요. 했다가 안 자고 있던 쿠로오가 기어 잡고 있는 츳키 손 위로 자기 손 겹쳐 잡고 별 말씀을요. 해서 내적 비명지르는 츠키시마. 빨간 불이라 정차해있으니 망정이지 삼도천 건너고 싶지 않으면 운전하는 데 놀래키지 말라고 애써 침착하고 말하는 거 안 듣고 여기 신호 길죠? 하고 츳키 고개 잡아다 돌려서 키스해(짝

 

유난히 졸린 한가로운 오후에 잠 깨라고 츳키가 쿠로오 입에 사탕 넣어주는데 더 잠 깰 수 있는 방법 있다고 탕비실에서 냉장고 문 열어서 가리고 입에 들어온 사탕 다시 츳키한테 넘겨주는 쿠로오. 얼굴 손바닥으로 뭉개지기 전에 아 잠깼다~ 하고 사무실로 쑝 들어가버리는 쿠로오와 뒤에서 기습 키스에 얼굴 시뻘개져서 씩씩대는 츳키. 얼굴 식히고 들어가면서 남들 안 볼때 몰래 쿠로오 머리 쥐어뜯었다가 놓고. 얘들아 사내 연애 찐하게 좀 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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