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텐도츠키

자기 취향이 너무 확고해서 그 미의 기준에서 벗어난 건 별로 보고 싶지 않은 은둔형 인형 장인 텐도가 우연히 츳키 보고 반해서 납치 감금하는 거 보고 싶다

텐도 뽕 맞은 표정으로 묶어 놓은 츳키 엄청 조심스럽게 쓰다듬으면서 감탄하는 거. 완벽해. 갈라테이아인가 너는. 하면서 머리카락 만져보고 손가락으로 목줄기 훑고. 자기를 거부하는 츳키를 포르말린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거. 포르말린에 담긴 시험관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완벽한 형태로 츳키를 자기 인형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텐도가 보고 싶다.





12. 쿠로츠키

리맨물......... 회사 옥상에서 같이 담배 피우고 탕비실에서 손 깍지 끼고 아침에 출근했는데 모니터 메모에 안녕 오늘도 예쁘네 이런 거 써 있고 비상계단에서 몰래 키스하고 주차장 구석에 댄 차 안에서 하는 쿨츳 보고 싶어 (앓앓

담배는 쿠로오 피우러 올라왔는데 라이터 다 돼서 불 없으니까 츳키 담배에 자기 담배 끝 대고 불 옮겨 받는 거여야 해.





13. 아카츠키

아카아시 앞에서 엄청 풀어지는 츳키...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뭐라도 실수할까 봐 티는 안 내도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계산하고 따지고 행동하는데 묘하게 아카아시한테는 애처럼 생각하는 게 그대로 행동에 옮겨지는 거.



츳키 손이 마디 굵지 않고 가늘가늘 예쁜 손이라면 아카아시 손은 조금 마디 굵은 남자다운 손이었으면 좋겠다. 손가락 마디가 굵은데 그게 미운 게 아니라 되게 남자다워보여서 물끄러미 보다가 홀린듯이 아카아시 손가락 만져보는 츳키



아카아시는 놀라서 오야? 하는 심정인데 티 안내고 뭐하나 보고 있고 츳키는 아카아시 시선 느끼기 전까지는 자기가 뭐 하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손 깍지 껴보고나서야 자기가 아무렇지도 않게 남 손 주물럭거리는 거 깨닫고 얼굴 새빨개져서 죄송합니다 하고 도망.



다음날 아카아시 얼굴 보기 민망해서 막 피해 다니고 구석에 숨어 있고 그러는데 점심 먹고 시간에 체육관 뒤 그늘에 앉아서 쉬는 츳키 옆에 앉은 아카아시가 츳키 손등 위로 자기 손 겹쳐 잡았으면 좋겠다. 어제 일 생각나서 츳키는 수치사 할 것 같은데 아카아시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츳키 가만히 바라보면서 츳키 손등 손가락으로 쓸어보다가 위에서부터 손가락 사이로 깍지 껴서 잡고 엄지손가락으로 츳키 손바닥 천천히 문질러 주는 거. 손금 따라서 움직이는 아카아시 손가락이 야해서 츳키 어쩔 줄 몰라해줘.





14. 쿠로츠키

순정파였던 쿠로오가 첫사랑에 크게 데이고 연애에 대해서는 마음 닫고 살았는데 츳키한테 반해서 아무래도 상관 없다는 마인드로 바뀌는 거 보고 싶다.




서로 자연스럽게 의식하고 썸타게 되는데 츳키도 쿠로오랑 비슷하게 상처받은 경험이 있어서 관계 발전에 망설이는 거. 그래도 두살 연상이라고 쿠로오가 츳키 리드해 주는 게 좋다. 첫사랑 이후 다시 누구를 좋아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 행복한 쿠로오가 츳키한테 고백하는 거.




상처줘도 괜찮아. 상처 받아도 괜찮아.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하겠지만 나도 너한테 상처를 줄 수도 있을 거야. 상처 주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없어서 미안해. 하지만 상처 받았다고 아프다고 화내고 따져주면 책임지고 고쳐볼테니까 츳키. 같이 있어주면 안될까. 같이 아파하고 같이 나으려고 해보자 횡설수설 쿠로오 답지 않게 장황하게 말하는데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게 해줄게! 나만 믿어 내가 널 책임지고 행복하게 해주겠어 하는 말보다 이상하게 더 믿음이 가서 바보 같다고 츳코미 날리고 입술도 주는 츳키면 좋겠다



츳키는 남자 경험 있는데 오히려 남자 경험 없어서 진땀 빼는 쿠로오도 좋을 것 같아. 처음 접했었던 게동이 좀 하드코어한 거여서 잘못 접한 성지식에 도무지 츳키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은 쿠로오를 츳키가 침대로 끌어들이는 거 좋다.




가로등 불빛만 들어오는 방안에서 쿠로오 허벅지 위로 다리 벌리고 무릎으로 앉은 츳키가 뒤는 어떻게 풀어야 되는지나 넣을 타이밍 같은 거 신음 섞인 목소리로 하나하나 가르쳐줬으면. 쿠로오가 끄트머리만 살짝 넣어봤다가 너무 조이니까 못 넣고 쩔쩔 매는데 되레 쿠로오한테 괜찮다고 달래면서 자기가 내려 앉아서 넣은 다음에 기승위 해주시는 츳키.




쿠로오 어깨 짚고 위 아래로 움직이다가 느끼는데 스쳐서 갑자기 확 울상 지으면서 손등으로 입 가리면 쿠로오 처음 느끼는 감각에 정신 없으면서도 츳키 걱정하겠지 츳키가 그제야 엄청 부끄러운 얼굴로 아픈 거 아니고 그냥 좀 너무 좋아서 그랬다고 하면 쿠로오 안의 검은 그림자 깨어날 것이다. 쿠로츳키 섹쇼...☆





15. 쿠로츠키

옷깃만 스쳐도 인연. 이 곳은 인과율이 지배하는 세상. 하지만 아가 기억하렴. 같은 곳에 서있지만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들과는 눈을 마주하는 것만으로 연이 이어진단다. 눈을 맞추려 애쓰는 자가 있다면 조심해야한다.





16. 스가츠키

키작공 보고 싶다. 츳키가 찌푸리고 슬픈 얼굴이 돼서 고개 숙이고 시선 떨구는데 앞에 서 있던 공이 더 작으니까 츳키 아파하는 얼굴이 더 잘 보여서 마음 미어지는 거. 너는 키가 커서 고개를 숙이면 얼굴이 더 잘 보여 바보야 하면서 얼굴 어루만져줘



스가 외유내강에 끈기 있고 뚝심있는데다 자기 신념 강한 애라서 그런 모습들에 츳키가 스가한테 먼저 반했을 것 같다. 그런데 같은 남자인데다 츳키는 어리니까 자기가 스가를 좋아해서 자꾸 시선이 가는 건지 멋진 선배에 대한 동경인지 처음에는 잘 모르는 거



눈치 빠른 스가는 츳키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걸 금방 눈치챌 것 같아. 미묘하게 자기 말에 고분고분한 거나 자기를 지켜보는 시선이나 스킨십에 어쩔 줄 몰라하는 반응 같은 걸로 대충 짐작하는 거. 그치만 츳키도 아직 자기 감정 모르는 것 같으니 냅두겠지



자기한테만 조금 더 다정한 것 같고 자기를 귀여워하는 것 같은 스가한테 설레다가 설레는 건가 아닌가 삽질하는 츳키는 세상 귀엽겠다. 늦은 밤에 스가 생각으로 잠 못자다가 스가 번호 보면서 답도 나오지 않을 뫼비우스의 띠같은 고민을 하다가 실수로 통화버튼 눌리고ㅋㅋㅋ 너무 놀라서 핸드폰 떨어트리고 잡다가 놓치고 하는 사이에 스가가 전화 받는 목소리 들리는 거ㅋㅋ 츳키 넘나 당황해서 말도 못하고 있는데 자다 일어났는지 잠긴 목소리로 스가가 케이? 하고 이름 불러줘서 심장 쿵쿵 뛰는 츳키



스가가 한 번 더 케이? 하고 부르고 나서야 츳키가 더듬거리면서 아 그... 잘못 눌러서... 죄송합니다 주무시는데 방해해서. 하는데 스가가 여전히 잠이 묻은 목소리로 쿡쿡 웃으면서 그래? 나는 케이가 나 보고 싶어서 전화해준 줄 알고 설렜는데. 해줘




거기서도 어떻게 반응을 해야 될지 모르는 츳키가 어버버 하고 있으니까 늦었는데 왜 잠을 못자고 있었냐고 걱정해주는 목소리가 너무 다정해서 단답으로 아뇨...만 하는 츳키랑 좀 더 대화하다 전화하는 것도 좋다 종종 통화하자 하면서 잘자라고 끊는 스가



전화 끊고 나서도 츳키는 심장도 뛰고 몸도 떨려서 한참동안 빨개진 얼굴로 짧은 머리 쥐어 뜯으면서 있을 것 같아. 결국 그 날 설레고 떨려서 한숨도 못 자겠지ㅋㅋ 잠 못자서 눈이 피곤하니까 그날따라 눈을 많이 비벼서 눈가가 빨개지는데 그걸 놓칠리 없는 스가가 배구 연습하다 잠깐 쉬는 사이에 또 눈 비비려는 츳키 손목 잡아다 못하게 막고 찬 물로 적신 수건 대주는 거 좋다. 사랑둥이 츳키. 스가가 키가 더 작으니까 잠깐 숙여보라고 하는 말에 냉큼 무릎 굽히고 안경 벗기는 손길에도 가만히 있었으면ㅋㅋ



어제 잠 못자서 그런거냐고 눈이 빨갛다고 걱정해주는 목소리에 다시 속이 찌르르 울리면서 떨려서 그제야 자기가 스가를 좋아하는 걸 깨닫는 츳키였으면 좋겠다. 스가도 츳키한테 여지를 자꾸 주니까 츳키도 바보가 아닌 이상 스가도 자기를 다른 사람들 보다 조금은 특별하게 여겨준다는 것 정도는 나중 되면 알듯. 서로 좋아하는 거 어렴풋이 알면서도 고백은 안 하고 그냥 그 분위기로 계속 지내는데 스가의 졸업이 다가오면서 츳키는 불안할 것이다. 고백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그냥 이대로 자기 마음을 접어야 하는지. 하다못해 스가의 마음을 제대로 확인이라도 해보고 싶기는 한데 용기는 나지 않음. 대학에 가면 더 많은 사람 더 좋은 사람들이 많은 텐데 그 사람들을 이기고 자기가 계속 스가에게 특별한 사람으로 남을 수 있을까 자신도 없고. 이쯤 되니 스가가 먼저 고백을 한 것도 아닌데 자기 혼자 스가를 연애상대로 본 건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복잡해할듯. 그 사람은 어른의 세상에 들어갈 텐데 자긴 학생이니까. 스가 앞에서 자기는 마냥 애같아서 싫고... 고민하다가 결국 스가 졸업하는 날 와서 엄청 저기압으로 산넨세한테 꽃 전해주는 츳키. 그러다가 진짜 충동적으로 스가 뒷모습 보다가 선배 잠깐. 하고 체육관 뒤로 데려갔으면 좋겠다.



일단 스가를 데리고 오기는 했는데 자기도 뭘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모르겠어서 기어코 화가 나는 츳키가 진짜 졸업하시네요 같은 싱거운 말 하면서 표정은 엄청 울상이면 좋겠다. 딱 울기 직전에 애기처럼 하얀 얼굴에 코끝이랑 눈가만 빨개진 채로 결국 자기 꼴사나운 모습에 고개 떨구는 츳키 얼굴 어루만져주던 스가가 자기 두번째 교복단추 뜯어서 츳키 주면서 고백했으면 좋겠다. 2년 뒤에 네 단추 받으러 와도 되겠냐고. 스가는 대학에 가도 맘 안 변할 자신 있지만 츳키 불안에 동조해주기로 하는 거.



당장 사귀는 건 아니지만 2년동안 스가가 계속 츳키한테 연락하고 공들여서 츳키 불안 없애주고 결국 2년 뒤에 스가가 츳키한테 자기밖에 없게 만들어서 쟁취하는 거 보고 싶다




17. 쿠로츠키

주황색 가로등을 좋아하는데 그 아래에 쿠로오 서있으면 더 좋겠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돌아봤는데 들어가는 거 보고 가려던 쿠로오가 보이는 거. 가로등 아래 쿠로오가 반짝 반짝. 그림이 되네- 생각한 츳키가 저도 모르게 빤히 보고 있게 되는 거.



츳키가 빤히 보고 있으니까 쿠로오가 주머니에 손 찌르고 상체만 양 옆으로 휙휙 움직여보는데 바보 같아서 츳키가 웃으니까 휘적 휘적 걸어와서 뭐야 왜 안 들어가 역시 쿠로오씨한테 차라도 한 잔 내주려고? 하면서 츳키 자취하는 집에 밀고 들어갔으면







18. 츠키른

문득 츳키는 흰 편이니까 살 접히는 곳이나 관절 같은데 자몽색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핑크는 아닌데 갈색이나 더 짙은 색은 아닌 주황색. 팔꿈치나 손가락 관절 자몽자몽하고 무릎 바닥에 대고 있다가 다시 바로 누우면 무릎도 자몽자몽하고... 허벅지 안쪽도 몸에 열 오르면 자몽색으로 물드는 거 보고 싶..... 은 이제 자야겠다






19. 쿠로츠키

달이 떴다. 오늘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날이라고 했던가. 그렇다곤 해도 항상 마음에 떠있는 달에게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 별 감흥이 들지 않았다. 조금의 번짐도 없이 맑게 빛나는 것으로 손을 뻗어 보았다. 닿을 수 있을 듯 닿지 못하는 것만이 닮은 두 개의 달이었다.






20. 쿠로츠키

- 비 온다.



눈 앞의 모니터에 집중하던 중 술렁이는 분위기에 창 밖으로 시선이 돌아갔다. 예보에서 일러준 것보다 반나절 이상은 빠른 날씨의 변화에 조용하던 사무실에 조그마한 소란이 일었다. 비가 오는 날은 좋았다. 그것이 우산을 잊은 날이라면 더더욱.



두 사람이 들어가면 겨우 몸을 가려주는 우산 아래에서 함께 걷는 일은, 생각보다 기분 좋은 일이었다. 채 가려지지 않아 빗물에 젖어 드는 손등이나 어깨 같은 건 아무래도 좋았다. 길거리의 모두가 우산 아래, 평소보다 좁은 시야를 가지게 됨을 핑계로 조금 더 몸을 붙이고 걸을 수 있음이 좋았다. 슬쩍 허리를 감싸 안아 가까이로 끌어 당기는 손길은 햇살이 환한 낮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것이었음에 비 오는 날 동행은 조금 비밀스러운 관계에서 누릴 수 있는 작은 즐거움이었다.



마침 맞게도 우산이 없었다. 이대로 모른 척 가만히 있는다면 먼저 연락을 취해올 그임을 알지만 오늘은 먼저 어리광을 부려볼까 싶었다. 어리광 따위 스스로가 먼저 부끄러워 하지 못하는 것이지만 비가 오니 아무래도 상관없지 않을까. 이렇게나 구실이 좋은걸.



오랜만에 구미가 당기는 달콤한 충동에 더 생각할 것도 없이 휴대폰을 들어 익숙한 번호로 짧은 메시지를 적어 보냈다.



 - 우산이 없어요 테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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