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쿠로츠키/보쿠아카
갑자기 난데없이 춘향전으로 쿨츳보고 싶어.... 기생 아들 츳키 몸종 얌굿치 몽룡이 쿠로 탐관오리는 아닌데 그냥 노는 거 좋아하는 보쿠토 이방 아카아시
22. 쿠로츠키
커다란 수족관 안에 들어있는 인어 츳키 보고 싶은 걸. 인간의 욕심과 호기심으로 만들어진 무구한 인어 연구원 쿠로오.
터널 식으로 된 수족관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물 아래에서 물결 따라 인공 조명일 뿐일 빛이 일렁일렁. 세상이 어지러운 가운데 은은하게 분홍으로 빛나는 청록색 비늘이랑 지느러미 가진 노란 머리의 인어만이 반짝반짝
알아듣는지 어쩌는지도 모르지만 그런 인어를 관리하며 계속 말을 걸어주는 쿠로오 수압에 무너지지 않도록 두꺼운 유리를 사이에 두고 둘이 입술 맞대는 거 보고 싶다
23. 쿠로츠키
오늘 내가 딸기 케이크 너무 먹고 싶었으니까 잊어버리기 전에 케이크 버스 설정만 놓고 자러 가야지... 경찰 쿠로오가 처음 순경 하다가 발견한 가족 살인 사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기 츳키를 입양해서 키우는 쿠로오
- 잡아 먹힐 거야
이것은 나의 최초의 기억이자 당신에 대한 첫인상. 살해당할 것이다 라는. 그가 누군가를 -인간과 비슷한 존재감의 동물이든- 해치는 모습을 본 것은 아니었다. 그가 나에게 자신의 살인에 대해 예고하거나 전적을 말해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그 시선 하나로도 그가 살인마라는 것에 대한 증거는 충분했다. 왜인지는 몰랐다. 그저 그와 시선을 마주 대고 있다면 그냥 알 수 있었다. 나는 저 사람에게 잡아 먹힐 것이다, 하고.
그건 눈빛으로 이미 나를 먹어 치우고 있는 느낌에 관통 당하면서 미처 언어를 배우지 못한 머리가 본능으로 알아차린 것이었다.
아무튼 확실한 건 그가 살인을 할 것은 나라는 사실이었다. 나는 살인마에게 길러지고 같이 살고 있었다.
24.쿠로츠키테루
금괴를 훔쳤다. 어렵게 다시 찾은 형이 그것을 팔아주었다. 지방 구석 산 속 어딘가에 할아버지가 살던 별장이 있다고 했다. 그곳에 숨으면 된다고 했다. 마침내 할아버지의 별장이었다. 비밀의 화원이 시들어 있는 듯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지만 아무래도 좋다
그 때 형의 휴대폰이 진동을 울리며 야마구치의 이름을 띄웠다. 마찬가지로 반가운 이름에 홀린 듯 형의 휴대전화로 손을 뻗었다.
- 츠....츳키... 잘 지내? 거긴 어때? 고..고..공기는....좋아? 츳키.... ...도망ㄱ......
누군가가 시킨 것을 읽는 듯한 울음 섞인 옛 친구의 엉망진창으로 떨리는 목소리가 단말마와 함께 사라지고 몸에 힘이 풀려 무릎이 풀썩 꺾였다. 분명 아키테루의 전화였는데, 아마 제가 전화를 받지 않았다면 야마구치를 이은 희생자는 형이었을 것이다
-찾아와.
비가 세차게도 오는 밤이었다. 밖에서 볼 때 붉은 글씨로 라멘이라는 큰 글씨와 라멘의 메뉴를 써놓은 창문 안을 들여다보자 회색빛 콘크리트 벽을 그대로 노출시킨 채 아무 것도 없는 공간이었다. 창문을 등지고 가죽 의자에 앉은 남자가 발치에 쓰러진 초록 머리 소년의 시체를 공을 차듯 걷어차며 평이로운 말투로 말했다.
-소재지 찾았슴다
마침 문을 열고 들어온 테루시마가 쫄딱 젖은 머리를 털며 씨익 웃곤 말했다.
-으아, 비 한 번 더럽게 많이 오네.
성큼 성큼 창문으로 다가가 젖은 손이 붉은 글씨를 짚자 물감이 아닌 갈색의 액채로 녹은 글씨가 유리로 흘렀다. 피였다.
그리고 테루시마가 츳키 찾으러 갔다가 츳키 발견하고 덜덜 떠는 거 예뻐서 강간하는데 쿠로오가 직접 행차해서 테루시마를 죽이고 츳키 머리채를 잡는 꿈을 꾸었다
- 외출은 재미있었어? 이번엔 좀 멀리까지 왔네~ 걱정돼서 찾으러 왔잖아. 이것 봐 멀리 나오니까 벌레도 꼬이고.
쿠로오가 우악스럽게 잡아 챈 머리카락에 가죽이 벗겨지는 끔찍한 상상이 들 정도로 굉장한 악력이었다. 그해 반에 귓가에 들려 오는 음성은 달콤하기 그지 없어 오히려 그것이 츠키시마의 공포를 배가 시켰다. 차마 눈을 계속 마주할 수 없어 감은 눈 사이로 눈물이 흘렀다.
- 왜 울어. 주인님이 그렇게 반가워?
25. 쿠로츠키/보쿠아카
자캐가 체스의 말이라면 해시 보니까 우리 애들로 보고 싶쟈나....
츳키 - 프로모션으로 퀸이 되는 폰
쿠로오 & 보쿠토 - 나이트
아카아시 - 비숍
폰으로 움직이지만 사실 상 작전의 퀸인 츳키와 그를 엄호하는 나이트 쿠로오 좋을 것 같네.
26.쿠로츠키
형사 쿠로오, 괴도 츠키시마
- 보기랑 다르게 손버릇이 나쁘네~ 우리 안경 군은.
내내 무구한 척 깨끗하던 얼굴이 삽시간에 위험하리만치 농염하게 미소 지었다. 들켰냐는 듯, 살짝 혀를 내밀어 얇은 입술을 적시곤 웃는 꼬락서니가 이브에게 사과를 건네는 뱀의 그것과도 같았다.
26.
저온화상 키워드로 쿨츳 짝사랑물 쓰고 싶다. 앵슷 싫어하던 과거의 나는 어디로 증발했어요....?
- 좀, 버거워요. 쿠로오씨의 마음이. 먼 곳을 응시하며 읊조리는 대사가 차가웠다. 함께 식어야할 마음이지만 미운 말을 뱉는 입술조차 예뻐 그러지 못했다. 얼음이라면 손에 쥐어 녹인 채 손에 적시면 그만이겠지만 츠키시마는 드라이아이스와도 같았다.
움켜쥐고 가까이 다가서면 차갑다 못해 화상을 입고 마는 그런 위험한. 하지만 쿠로오는 손에서 츠키시마를 놓을 수가 없었다. 얼어붙는 느낌에 타들어가는 고통이 따랐지만 미련스럽게 꼭 쥐고 아픈 쪽을 택했다. 결국 기화하고 마는 드라이 아이스처럼 제 손을
빠져나가려는 츠키시마는 어떻게 다시 움켜쥘 수 있을까 애가 탔다. 아파도 좋은데, 더 다쳐도 좋은데, 내 사랑이 네게 짐이 된다면 물러나야 맞는데... 미안하다는 말조차 이젠 나오지 않았다. 그럼 이제 그만 놓아달라는 말이 나올까 두려웠다.
다른 건 바라지도 않을게. 그냥 옆에서 바라보고만 있을게.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건조하고 차가워 고개를 숙인 쿠로오가 꺼져가는 목소리로 애원했다. 후- 숨기지 않고 내뱉어지는 츠키시마의 한숨에 짜증이 섞여있었다.
-그러니까, 그 시선도 좀...가끔 숨이 막힐 때가 있어요.
아아- 더는 어쩔 수도 없는 거부의 말에 쿠로오가 탄식했다
27.
세상의 수많은 감정들 중 느끼고 살아온 것은 너무나 한정적이었다. 그랬기에 나는 알 수 없는 감정들을 묘사한 문구들을 읽고 있노라면 알고 있는 단어임에도 그 글자가 낯설어지는 기시감에 가슴 한켠이 서늘해지곤 했다.
28.
고운 단어 예쁜 글. 다정함이 주는 힘을 이젠 믿어 의심치 않아요. 마냥 가시투성이 못난 선인장인 줄로만 알았던 마음에도 꽃이 필 수 있다는 걸, 그 꽃이 참 예쁠 수도 있다는 걸. 가시에도 찔리지 않는 햇살 같은 애정으로 알려준 당신. 잘 지내나요?
29.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인 건 아직 하늘을 바라보며 그 예쁨을 느낄 수 있다는 것. 희미한 별자리를 대신해 채워지는 보고 싶은 얼굴에 웃음지을 수 있다는 것. 손을 뻗어도 닿지 않아 애달프면 눈을 감고 밤하늘에 잠기면 돼. 그럼 어느덧 너와 함께야.
30.
흘러넘치는 탄산음료에 당황해 막아보려 애썼지만 부질없는 짓이었다. 손 쓸 새도 없이 터져 뿜어져 나오는 달디단 액체가 어느새 좋아한다는 말보다 사랑한다는 말이 자연스레 나올만큼 커져 흘러나오는 제 마음과 닮아있었다.
#흘러넘치는으로_시작하는_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