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츳키는 솜털이 보송보송하고 피부결이 엄청 보드라울 것 같아. 체모 자체가 좀 얇을 것 같다고 해야하나. 햇빛 아래에 있으면 하얗게 반사돼서 빛나는. 손가락 끝으로만 간지럽히듯 만져보고 싶다.
32.
젖은 속눈썹 끄트머리에 방울져 맺혔다 떨어지는 눈물 방울에 시선을 빼앗겼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보다는 한껏 찌푸린 채 숨죽여 흐느끼는 얼굴이 예쁘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들썩이는 마른 어깨에 저도 모르게 손이 갔다.#젖은으로_시작하는_글쓰기
비오는 초여름날 버스 정류장에서 비를 맞은 채 들어와 울고 있는 츠키시마와 그걸 보고 첫 눈에 반한 쿠로오. 츠키시마는 꽃집 직원, 쿠로오는 그 근처 대학생. 연하 쿠로오 연상 츳키설정으로 츳키 울던 이유는 좋아하던 남자가 알고보니 유부남이었어서.
우연히 같은 빌라에 옆집 사이로 세들어 살게 되고 나서부터 쿠로오가 츳키한테 들이대는 거 보고 싶다.
33.
새끼손가락 끝이 스치다 손날이 마주 닿아 슬쩍 그 사이로 파고 들어 움켜 쥐어 보았다. 손 안에 들어차는 온기가 느껴지는가 싶었는데 눈꺼풀을 비집고 들어오는 빛에 눈이 떠졌다. 예쁜 꿈이었다. #사라짐을_자신의_문체로
34.
-왜 기다렸어요?
-걷기 좋은 날씨니까.
더위가 꽉 들어찬 밤하늘엔 바람도 한 점 불지 않았다. 하지만 더 대꾸하지 않았다. 아직 당신의 마음을 착각하고 싶은 내 마음이 서늘했음에.
응, 걷기 좋은 날씨네요.
나만 야근하기 억울하니까 쿨츳도 야근하고 데이트도 하고 쌍방 삽질하다 연애도 하라지. 사내 연애가 되는게 조심스러워서 빙빙 돌아 돌아 만나는 쿠로츠키 보고 싶다. 썸도 은근하게 타고 재고 따질 것 많은 어른들의 연애
묻고 싶은 말이 많았다. 언제부터 기다렸는지, 먼저 퇴근했으면서도 자꾸만 제 늦어지는 퇴근길을 굳이 마중나오는지. 귀엽다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술에 취해 찾아온 밤 왜 키스한 것인지. 정말, 기억나지 않는 것인지.
35.
츳키 베체트 병 걸려서 서서히 시력 잃는 거 보고 싶다.꒰๑ ᷄ω ᷅꒱
눈이 뭔가 시력이 나빠지는 거랑은 다르게 이상해서 병원에 갔다가 결국 나중엔 실명이 될 거라는 걸 선고받고 시력을 잃기 전까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들을 찾아 하나씩 눈에 가득 담는 여행을 떠나는 츳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생각난 건 고등학교 시절 잠깐이었지만 가장 간절했고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걸 느꼈던 쿠로오. 서로 말은 하지 않았지만 호감이 있다는 걸 느끼고 있는 상태로 애틋하게 지낸 짧은 추억이 있었으면.
츳키는 이제 막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쿠로오는 졸업반이었으니까 결국 쿠로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두 사람의 연락도 자연스럽게 끊어지게 됐고 누구에게도 말할 순 없었지만 츳키의 첫사랑은 쿠로오였던 거. 마지막으로 정말 한 번 더 첫사랑의 얼굴을 보고 싶어서 쿠로오의 연락처를 알아내서 문자 해보는 츳키. 츠키시마 케이입니다. 잘 지내셨나요. 간결하게 보냈는데 쿠로오한테 전화와서 둘이 다시 만났으면. 어쩌다보니 주말이고 쿠로오가 미야기로 내려와서 여름밤 축제를 같이 구경하게 되는 두 사람 보고 싶어.
변한 모습에 실망하면 어떡하지. 첫사랑은 추억인채로만 묻어두는 게 나았을까 고민했던 게 무색하게 쿠로오는 츳키가 반했던 때보다 더 근사해진 모습이어서 연락해보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츳키. 쿠로오 워낙 배려넘치고 상대방한테 잘 맞춰주는 타입이라 먼저 보자고 한 츳키가 되레 어색하게 굴어도 쿠로오가 안 어색하게 분위기 잘 이끌어 줄 것 같아. 그거에 츳키는 내색은 안하지만 두근두근거리고. 이상하게 뻗쳐있는 머리는 여전하지만 세월이 더 견고하게 만들어준 그의 자신감이나 여유같은 게 묻어나는 남자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는 츳키. 이제 다음날 헤어지면 다시는 보지 못할 얼굴일 테니까.
밤이 되서 불꽃놀이가 시작되는데 산에 올라가서 불꽃놀이가 잘 보이는 곳에서 둘만 있는데 쿠로오는 불꽃놀이가 잘 보인다고 좋아서 거기에 집중하지만 츳키는 불꽃놀이에 색색이 변하는 쿠로오의 옆모습을 눈에 담는데 여념이 없겠지. 하늘을 바라보다 특이한 불꽃이 터지고 놀란 쿠로오가 봤냐며 돌아보고 웃는 얼굴에 이제 눈이 멀어버린다고 해도 더 이상 바랄 게 없이 만족스러운 츳키. 결국 자신의 눈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종종 연락하고 지내자는 말로 두 사람이 헤어지는데 츳키는 다시는 더 연락하지 않겠지.
쿠로오한테도 츳키가 소중한 사람이었던 때가 있고 정말 가지고 싶었던 사람이었으니까 다시 만난 츳키를 놓치고 싶지 않았는데 연락이 다시 안 되니까 속상하고 여차저차 츳키가 실명하게 된 거 나중에서야 알게 된 쿠로오가 다시 츳키 찾아가서 보이지도 않는 눈을 멀리 두고 앉아 있는 거 옆에 앉아서 가만히 손 잡아 줬으면 좋겠다. 놀란 츳키가 누구시죠. 하는데 네코마의 뇌를 막힘없이 흐르게 했던 혈액이자 주장이었던 사람이자 이제는 달의 눈이 되어줄 남자입니다~ 하는데 목소리로 단번에 알아챈 츳키가 대번에 질색하는 표정으로 싫다 진짜. 해서 쿠로오 조금 상처 받았으면...ㅋㅋ 안보이는 츳키지만 쿠로오가 데려가서 부둥부둥 다시 연애 예쁘게 하면서 잘 살았으면.
36.
바다에 투신자살기도 한 츳키 구해주는 인어 쿠로오도 보고 싶고... 플로리스트 츳키가 쿠로오 결혼할 때 부케 만들어 주는 것도 보고 싶고... 자기랑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사주 받고 자기를 죽이려고 한 쿠로오한테 상처 받는 츳키도 보고 싶...
37.
눈을 뜨니 계절이 바뀌어 있었다. 미처 작별인사도,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했는데. 한순간 닿지 못할 곳으로 흘러가버린 여름이었다. 거짓말처럼 하루 아침 사이에 온도를 달리한 바람이 네 마음과 같을까, 그토록 바라던 서늘한 바람이 었건만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는 마음에 불어오는 바람은 시리고 또 시렸다.
38.
추석... 명절엔 동양화 맞추기. 화투는 도박... 도박하는 제3체육관조... 제3하우스.... 다들 조금씩 패 빼돌리고 조작할 수 있는데 각자 주종목 따로 있어서 아카아시 마작 쿠로오 트럼프 츳키가 화투 잘했으면 좋겠다.
정조관념도 도덕개념도 희박했으면. 기본 쿨츳 봌앜이지만 쿠로오랑 보쿠토만 서로 안 하고 츳키 예뻐라하는 아카아시가 가끔 츳키한테 키스하기도 하고 서로 하고 싶으면 몸 만져주기도 하고... 보쿠토가 제3하우스 꾸린 장본인이자 부잣집 도련님. 아버지가 관광 사업하는데 사업만 우선이고 가족은 다 내팽개치고 사업 어려웠을 때 엄마 고생하다가 죽었을 때도 얼굴 안 비치고 보쿠토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거 다 하찮게 여기고 나는 너 같은 거 하나 없어도 자기 사업만 잘되면 상관 없다는 식으로 말해서 아버지한테 복수하려고 만든 게 제3하우스 조인거였으면 좋겠다.
처음엔 술집에서 몸 팔면서 마작 굴리던 아카아시한테 반해서 아카아시 먼저 빼오고 그 다음에 자기 아버지한테 원한 있는 쿠로오 들여와서 기술 가르치고 그 다음에 츳키를 쿠로오가 데려온 걸로 보쿠토는 선수로 나선다기보다는 크래커로 전산 마비 시키거나 그런 걸 주로 하고 리에프도 크래커인데 심심하니까 카지노에서 한 번 전산 건드려서 돈 좀 벌어볼까 했다가 보쿠토한테 덜미 잡혀서 복수 성공하면 두둑하게 챙겨준다는 말에 동참하게 된 마지막 멤버.
히나타는 벨보이 같은 걸로 잠입해서 정보나 열쇠 빼는 배우 역을 시켜야 하나(...) 소매치기로 길거리 전전하는 거 츳키가 데려와서 츳키를 제일 많이 따르는 거. 아무튼 츳키른 위주로 해서 도박 하는 제3체육관조 보고 싶다. 화투는 잘 하면서 마작 패 빼돌리기 힘들어하는 츳키 마작 가르쳐주다가 어려워하는 거 귀여워서 아카아시가 츳키한테 키스하면서 옷 벗기고 자기 무릎 위에 앉혀서 희롱하고 있으면 쿠로오 들어오면서 휘파람 불고 따라 들어오던 보쿠토는 아카아시 또 츳키랑 저런다고 찡찡대고 그러면서도 자연스럽게 넷이서 하는 그런 아수라장...
보쿠토네 아버지가 하는 주 사업인 카지노부터 무너뜨리려고 하는 과정중에 쿨츳 앜츳 봌앜의 문란한 일상들이 보고 싶다. 서로 종목 바꿔가며 내기해서 옷 벗기나 술 마시기 게임 한다던가 결국 넷이 엉켜서 하는 그런 거.
39.
별의 목소리 au 쿨츳도 보고 싶다. 아 일찍 퇴근한 게 이렇게나 이롭구나. 보고 싶은 거 보고 싶다고 이렇게 계속 주절거려도 되고. 같은 동네에서 같이 살다가 츳키가 외계 탐사 로봇에 탈 수 있는 형질이라서 우주로 나가게 돼서 다른 시간을 살게 되는 거.
우주에서의 시간은 느려서 츳키는 일 년 밖에 안 지났는데 지구에서의 시간은 더 빨리 가는 거. 문자 밖에 연락 수단이 없는데 츳키가 멀리로 나갈수록 연락을 받을 수 있는 간격도 늘어나고 츳키 없이 혼자 나이를 먹어가는 쿠로오의 고뇌가 보고 싶다.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때 쿠로오는 혼자 나이 먹은 채고 성인이 돼서 아직 18살 밖에 안 된 츳키랑 다시 연애하려니 기분 묘한 것도 좀 좋은 걸.
40.
나 그런 것도 보고 싶어... 흰 반팔티 위에 연분홍색 바탕 하얀 체크 들어간 셔츠 풀어 입고 아래는 연청바지 찢어진거 입고 기타 치는 츳키. 길거리에서 혼자서 기타 치다가 쿠로오 제의로 밴드 들어가서 쿠로오 보쿠토 아카아시랑 밴드 했으면 좋겠다.
쿠로오 드럼치고 보쿠토 베이스에 아카아시 키보드 겸 보컬. 여기에 기타 영입해서 넷이서 밴드 하는 거. 츳키 몰래 작사하고 있었는데 그거 쿠로오한테 들켜서 쿠로오 작곡한 거에 츳키 작사 넣어서 노래 했으면 좋겠다
이런 꿈 같은 거, 취미 같은 거 진지하게 하는 건 어린 애 같다고 유치하다고 현실 감각 떨어진다고 생각하던 츳키한테 그냥 될대로 되란 식으로 현재를 즐기면서 사는 세사람의 방식이 물들어 가는 과정 보고 싶다. 미래도 분명 중요하지만 내일 일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거고 지금 내가 행복한 것 또한 중요한 거라고. 왜 아직 오지도 않았고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을 위해 지금 좋아하는 걸 포기해야하는지 모르겠다는 뭐 그런 쿠로보쿠아카들의 방식에 꽉 막힌 방식으로 살아오고 자기 하고 싶은 거 억누르던 츳키가 조금씩 나이답게 변하는 거. 싫으면 싫다, 이거 하고 싶다 저거 하고 싶다. 그러면서 밴드에서 할 노래 같은 거에도 자기 의견 내고 잡으러 안 가도 알아서 자기가 모임 장소에 오는 거. 츳키가 우리 막내 소리 들으면서 예쁨 받는 거 너무 좋아.